본문 바로가기
이슈 논평

[팩트체크]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궤변들 반박

by 자유시각 2019. 8. 25.


문재인 정부는 2019년 8월 22일 지소미아에 대한 일방적인 파기를 속보로 발표하였다.


 발표 전 일본이나 미국 당국은 지소미아가 당연히 연장될 것이라 생각하였고, 필자 또한 당연히 군사 안보문제에 있어서 자유민주주의국가인 일본과의 협력은 북한의 도발에 맞선다는 범국가적 의의가 있기에 '반일감정' 같은 감정적 문제로 바라볼 사안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전혀 뜻밖의 결과가 나왔고, 설상가상으로 대다수 국민 여론은 "일본에게 한방 먹였다! 시원하다!"는 식으로 마냥 긍정적인 행보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건 반일감정에 휩싸여 이성적인 판단능력이 불가능할때나 그리 말할 수 있다. '수단이 뭐가 되었든 일본만 피해입으면 된다'는 1차원적인 생각에 국익이 훼손되는 것을 두고,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추종하는 나는 양심에 찔려서라도 반박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궤변 1. 한-일 지소미아는 일본에게만 유리한 것이다?

 

https://www.mk.co.kr/news/politics/view/2019/08/654085/


https://www.bbc.com/korean/news-49430498


 꽤 많은 사람들이 '일본과의 지소미아 파기는 어차피 일본에게만 피해가 가고 우리에게는 별로 잃을 것이 없다'는 식으로 합리화를 시도하는데, 위에 정리된 것과 같이 대한민국은 일본과의 군사장비 격차가 꽤 되며, 군사정보 '공유'의 특성상 우리나라가 굳~이 일본의 훨씬 뛰어난 정보 수집 역량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를 내친다는 것은, 결국 우리도 눈 한쪽을 가리는 셈이 된다.


 애당초 한일 지소미아는 우리가 일본과 경쟁하자는 것이 아니라 양측의 정보를 교류해서 북한의 기습 공세에 대응하자는 것이 취지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일본을 싫어한다 한들 공동의 적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굳이 '구할 수 있는 정보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자해에 가깝다고 본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2/2019082203032.html


 군사전문가들도 같은 생각인지, 대한민국 국방부는 지소미아의 연장을 촉구했다. 정작 외교부나 통일부(북한의 눈치를 살피는 정부부처)가 국방부의 의견을 묵살시킨 셈이다.


결론 1 -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 군사 전략적 가치가 충분하다. 지소미아 파기는 한국에게도 손해다.

 

궤변 2. 일본은 지소미아 파기에 찬성하는 것이 일관된 자세다?

 


"니들도 우리 못믿겠다며? 근데 왜 지소미아 파기에 반발하나?"

"일본이 우리 못믿는다는데 지소미아 연장은 말이 안된다."


 언뜻 보면 우리나라 정부가 지소미아 파기를 한 것은 마치 정의구현을 해낸 것처럼 정당성이 충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지소미아를 '일본'이 파기했는가?



 만약 일본이 지소미아를 파기했다면, "일본은 우리나라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명제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지소미아를 파기한 건 일본이 아니라 우리나라다. 그렇다면 지소미아 파기의 근거는 우리나라의 입장에 근거해야된다.


결국 "우리도 일본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말해버린 것인데, 근거가 어디 있는가?


 단순히 "일본도 그랬으니까 우리도 뭔가 보복하는 것이 정당해!"라고 말하는 건 빈약한 논리다. 더군더나 지소미아 파기가  우리에게 무조건 이득이 되는 선택도 아니다.


 

 

 일본은, 적어도 지소미아 문제만큼은 대북문제, 일본을 포함한 우방과의 신뢰 문제 등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주장해왔다. 그걸 걷어찬 건 문재인 정부 독단적인 결정이다.


결론 2 - 일본조차 군사협력만큼은 지키고자 하였다.

 

궤변 3. 한미동맹이 굳건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야말로 궤변이다.


 애당초 미국은 지소미아가 파기 안되게끔 중재해왔고, 한국정부가 지소미아 파기를 속보로 내보내는 22일 당일조차도 지소미아 파기를 예상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당일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특별대표와 회동까지 했음에도 미국이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 자체가 한국정부가 미국의 뒤통수를 쳤다는 것에 가깝다. 당일까지도 오직 일본에게 한방 먹일 각오로 미국마저 속인 것이다.

 


와대는 마치 미국과 사전에 협의된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보냈지만, 이는 미국측의 직접 반박으로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



https://www.reuters.com/article/us-southkorea-japan-labourers/south-korea-to-scrap-intelligence-sharing-pact-with-japan-amid-dispute-over-history-idUSKCN1VC0WR


그에 더불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실망스럽다(disappointed)'는 표현까지 써가며 대놓고 한국정부의 일방적인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다.



 일방적으로 속여놓고서, 신뢰가 강화될 것이라 낙관하는 건 앞뒤가 안맞는 소리가 아닐까? 일부에서는 지소미아 파기로 방위비 분담금 협정까지 악영향이 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적어도 양국 신뢰에 마이너스가 됐으면 됐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결론 3 - 대한민국 정부의 지소미아 일방적 파기는 한미동맹까지 위협하고 있다.

 

마무리하며...

 지소미아는 국내외 군사전문가들도 파기를 만류할 만큼 중대한 사안이고, 결코 감정을 앞세워서 처리할 사안이 아니다. 일본에게도 물론 타격이겠지만 그것이 곧 우리나라의 이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로 불편해지고 마는 것이 우리에게 무슨 이득이 될 수 있을까?


 불매운동도 개인적으로는 실효성이나 정당성에 의문이 드는 행위지만 그래도 대중의 분노를 삭히는 하나의 방법이라면 어느정도 이해할 소지는 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할 정부가 불매운동급의 무지한 선택을 한다면 비판을 아니할 수 없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8&aid=0002341934


혹은,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애당초 지소미아를 유지할 생각이 없었던 것일수도 있겠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조치는 처음부터 지소미아를 파기하려 했던 정부에게 좋은 명분이 되어줬는지도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의도가 어찌되었던 간에 지소미아 파기는 자존심 세우려고 많은 것을 잃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출처 및 참고자료


지소미아: 일본 맞대응 카드 '지소미아'는 무엇? 

https://www.bbc.com/korean/news-49430498 

與 이석현 "지소미아 종료에 국방부는 강력 반대, 외교·통일부가 설득"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2/2019082203032.html 

이해찬 "일본, 한국 신뢰 못한다는데 군사 정보 공유하나" 커지는 지소미아 파기론 

https://news.joins.com/article/23542434 

일본 방위상 "지소미아 연장되는 것에 기대하고 있어" 

http://world.kbs.co.kr/service/news_view.htm?lang=k&Seq_Code=334850 

美, 지소미아 종료 반발…폼페이오 "실망"·국방부 "강한 우려"(종합2보) 

https://www.yna.co.kr/view/AKR20190823004853071 

외교부 "지소미아 종료, 한미동맹과 무관…美에 충실히 설명" 

http://news1.kr/articles/?3702732 

South Korea to scrap intelligence-sharing pact with Japan amid dispute over history 

https://www.reuters.com/article/us-southkorea-japan-labourers/south-korea-to-scrap-intelligence-sharing-pact-with-japan-amid-dispute-over-history-idUSKCN1VC0WR 

“우려와 실망” 美 입장에 靑 “한미 동맹 업그레이드 노력” 

https://news.joins.com/article/23560120 

美정부 소식통 "지소미아 종료 美 이해했다는 韓설명 사실 아냐"(종합) 

https://www.mk.co.kr/news/world/view/2019/08/655117/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이날 오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를 만나 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http://world.kbs.co.kr/service/news_view.htm?lang=k&Seq_Code=334865 

지소미아 파기 '나비 효과'…美 분담금·파병 요구 거세지나 

https://news.joins.com/article/23559472 

[단독] 한·일 군사정보협정 연장, 반대했던 문 대통령 돌아선 까닭 

https://news.joins.com/article/22150473 

야 “한일 군사정보협정 일방추진”…30일 한민구 국방 해임안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8&aid=0002341934

댓글